생리통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불편함이지만, 그 통증의 정도와 지속 기간은 사람마다 매우 다릅니다. 단순한 생리 현상으로 여겨지기 쉬우나, 실제로는 여성 건강의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떤 여성은 진통제로 간단히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일부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생리통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생리통은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 아니라 병적인 원인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궁내막증, 호르몬 불균형, 골반질환은 생리통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요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원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여성들이 왜 생리통을 겪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해결책이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자궁내막증: 보이지 않는 통증의 근본 원인
자궁내막증은 생리통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단순히 '생리 때 아픈 증상'이 아닌 명백한 질병입니다. 자궁 안쪽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외부, 예를 들어 난소, 나팔관, 복막 등 다른 부위에 비정상적으로 자리를 잡는 질환입니다. 이 조직은 생리 주기에 따라 자극을 받아 출혈하고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유착이나 낭종이 극심한 통증의 원인이 됩니다.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여성은 생리 전부터 시작되는 점점 심해지는 아랫배 통증, 성관계 시 통증, 장기간에 걸친 피로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진통제를 복용해도 잘 듣지 않고, 통증이 생리 외 기간까지 지속되는 경우 자궁내막증을 강력히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 난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히며,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방해하여 수정과 착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복강경 수술이나 MRI, 초음파, 혈액검사(CA-125 수치 측정) 등을 통해 진단되며, 경증의 경우 호르몬 억제제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 심한 경우에는 병변 제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참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생리통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단순 생리통이 아닌 자궁내막증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핵심입니다.
호르몬 불균형: 몸속 리듬의 붕괴로 인한 통증
여성의 생리 주기는 복잡한 호르몬 작용에 의해 정교하게 조절됩니다. 특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두 가지 성호르몬이 배란, 자궁내막 형성, 생리 주기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두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자궁내막이 과도하게 증식하거나, 자궁 수축이 심해져 생리통이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호르몬 불균형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도한 운동, 저체중 또는 고도비만, 피임약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생리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거나 주기가 너무 짧거나 길어집니다. 둘째, 생리량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갑자기 양이 많아지거나 현저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생리 전후 감정기복이 심해지며, 우울감, 분노, 예민함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넷째, 복부 팽만감, 유방 통증, 두통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호르몬 불균형은 의학적으로는 여성호르몬 수치를 측정하거나,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다르며, 경구피임약을 통한 호르몬 조절, 식이요법, 규칙적인 생활습관 개선 등이 핵심입니다. 특히 스트레스 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요가나 명상, 충분한 수면 등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일부 여성은 한방 치료나 기능의학적인 접근을 통해 체질에 맞는 조절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체질 탓'으로 넘기기보다는 몸속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자세입니다.
골반질환: 자궁 이외 장기의 문제로 인한 생리통
생리통의 원인이 반드시 자궁 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자궁 주변의 조직이나 장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생리통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골반염(PID),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골반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자궁과 난소, 나팔관 등 골반 내 생식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급성일 경우 발열, 복통, 오한 등을 동반하며, 만성일 경우 반복적인 생리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위치에 따라 생리통, 생리과다, 골반 압박감 등을 유발합니다. 특히 근종이 자궁 내막 가까이에 위치할 경우 자궁 수축이 심해지며, 이에 따른 생리통이 훨씬 심해집니다. 또한 난소낭종은 난소에 액체가 차 있는 주머니가 생기는 질환으로, 크기가 커질수록 배란기 통증이나 생리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골반질환들은 단순히 진통제를 먹는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방치할 경우 생식 건강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복부 압통, 냉 분비물 증가, 불쾌한 냄새, 성관계 통증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하며, 초음파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정밀 진단해야 합니다. 치료는 항생제 복용, 호르몬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로 나뉘며, 조기 진단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생리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양상이 변할 경우, 무조건 참기보다는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입니다.
결론: 생리통, 방치하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세요
생리통은 모든 여성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여겨지지만, 때로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 호르몬 불균형, 골반질환 등은 대표적인 병적 생리통의 원인으로, 방치하면 여성 건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진통제로 해결되지 않거나, 생리 외에도 복통이 지속되거나, 생리 주기 변화가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조기에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시 의료적 처치를 받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